2008.05.09 19:41

라디오 스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라디오에 푹 빠져 산다. 라디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사춘기가 시작되던 초등학교 5~6학년 즈음. 당시 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프로그램은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로 신세대 아이콘이었던 ‘본이 언니’의 톡톡 튀는 멘트를 기억했다가 다음날 써 먹곤 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난다. 중학교 들어서는 (부끄러운 과거지만) 모 아이돌 그룹을 열렬히! 좋아하게 되면서 그들이 출연하는 온갖 라디오는 다 챙겨 들었더랬다. 그뿐인가? 초등학교 때 쌓이고 쌓인 ‘윤선생 영어교실’ 테이프의 윗부분을 막아 녹음까지 해 심심할 때면 반복해서 듣기까지. 그 후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라디오는 내 인생에서 잠시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다 약 1년 전 마감 중 새벽 우연히 듣게 된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시작으로 난 다시 라디오 팬이 되었다. 주로 불을 끄고 눈을 감고 듣다 잠드는데, 웃긴 얘기를 할 때면 미친 사람처럼 어두운 방 안에서 웃기도 하고, 슬픈 얘기를 할 때면 소리 없이 울기도 한다. (오전 1시 3분쯤 시작하는 ‘사랑을 말하다’는 특히 ‘강추’. 누워서 듣다 보면 눈물이 귀를 거쳐 베개로 스며들기 일쑤). 내가 특별히 성시경만 편애하는 것은 아니다. 청취율 1위라는 <두시 탈출 컬투쇼>를 듣다 어느 날은 제대로 ‘필’을 받아 방청 응모를 했고, 덜컥 당첨! SBS를 찾아 2시간 내내 실컷 웃다 온 경험도 있다. 이런 내게 혹자는 ‘안 됐다, 연애라도 좀 하지 그러니’ 라고도 했지만 분명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는 이가 있을 거라 믿으며. ps. 출근길에 듣는 <양희은, 강석우의 여성시대>를 빼놓으면 섭하지! – 이번 달 피처팀의 라디오 스페셜 기획을 누구보다 기대하는,
뷰티 에디터 김미구

Trackback 0 Comment 4
2008.05.09 19:38

만취한 암코양이의 진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은 이렇다. 3월 14일, 가장 화려했던 홍콩의 밤이 지난 뒤 서울에 오니, ‘만취한 암코양이 같다’ 라는 표현으로 얼굴이 발그레해진 최지우 사진이 인터넷을 도배했다.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던 에디터의 입장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기사다. 파티란 모름지기 ‘세상 시름 다 잊고 이 밤을 즐겨라’가 그 모토인데, 술을 마셨으면 어떻고, 허리가 꺾어지게 웃었으면 어떤가. 그 파티엔 최지우 말고도 아시아의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다 모였는데, 토미나가 아이는 한 포토그래퍼와 뷰 파인더를 번갈아 보며 사이 좋게 이야기를 나눴고, 장쯔이 역시 리듬을 타며 파티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그 장면을 찍었다면 “토미나가 아이, 묘령의 포토그래퍼와 눈맞아” “장쯔이, 춤바람 무섭다” 뭐 이렇게 타이틀을 달아 내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 아니 지금도 글로벌 한 행사에 한국의 셀레브리티들이 초대 받으면 한국으로 전송될 그럴듯한 사진 몇 장만 찍고, 섞이지도 못한 채 뻘쭘히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지우는 달랐다. 누구의 표현대로 만취하진 않았지만 VIP룸 한구석에 인형처럼 앉아있는 대신, 한국 프레스들이 모인 자리로 찾아와 상냥히 인사를 건넸고 다른 셀러브리티들과도 어울렸으며 코리안 뷰티를 만방에 알렸다. 사실 그 날 서빙되는 샴페인에 만취한 건 취지우가 아니라 에디터다.
패션 에디터 조세경


Trackback 0 Comment 2
2008.05.09 19:34

SMILE, LIFE’S TOO SHORT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2월에 다녀왔던 런던 출장에서였다. 그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피카딜리 서커스 역쯤이었을 거다. 패션쇼를 보러 가는 길이라 발걸음을 분주히 재촉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무의식 중에 멈춰 서서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통기타를 메고 노래와 연주에 열중하고 있던 거리의 뮤지션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동전이 담긴 낡은 기타 가방에 세워져 있던 노란 종이 팻말에 눈길이 머물렀기 때문이다. ‘SMILE, LIFE’S TOO SHORT’라는 별 것 없는(?) 문구 하나가 가슴 한 구석을 ‘툭’ 하고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충분히 깨달을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그 먼 곳까지 가서야 느끼다니 참 아이러니 했지만, 마치 몇 분간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도 된 양 그 짧은 체험은 곱씹고 곱씹을 만큼 소중하게 느껴졌다. 다시 복작거리는 서울로 돌아와 부대끼며 살아간 지 두 달이 지나 그때의 생생했던 기분도 지워진 지 오래지만 ‘짧은 인생, 웃으며 살자’는 메시지만큼은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 이번 달, 나의 온 마음을 다해 아껴온-사랑한다는 말보다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밴드 넬(Nell)의 인터뷰를 맡게 돼 진심으로 기쁜 미소를 지을 수 있었고, 남들이 보기엔 한심해 보일 서른세 살의 ‘빠심’을 이해해주는 듯한 눈빛을 보여준 선배가 있어서 또 웃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정도만이라도, 내 인생이 엉망진창은 아니라고 자족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언젠가 런던 지하철에서 그 뮤지션을 우연히 다시 보게 된다면 기타 가방 안에 동전 대신 꼭 지폐를 넣어 두고 오겠다고 다짐해본다.
패션 에디터 강정민
Trackback 0 Comment 0